제5화. 같은 나의 편
Code Destiny · 641자
제5화. 같은 나의 편
연이는 낮은 목소리로만 말하는 연습을 했다.
심연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제각각 흩어져 있었고, 누구도 먼저 웃지 않았다.
“오늘은 기록을 먼저 나눠.” 청토끼가 조용히 말했다.
연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노트를 펼쳤다.
“같은 편은, 정답을 빨리 맞히는 사람이 아니야.” “같은 편은, 끝나도 증거를 남기는 사람.”
네오는 벽면에 손가락으로 두 개 점을 찍었다.
“네트워크 한쪽이 과열됐어. 오해가 번질 수 있어.”
연이는 숨을 고르고 말했다.
“그럼 지연은 내가 맡을게. 너는 분기만 해.” 네오는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
연이는 팀 채널에 메시지를 보냈다.
[오해 정리: 내가 먼저 판단하지 않았고, 현장 로그를 기다리고 있다.] [행동 지침: 각자 확인한 사실 1줄만 공유.] [파장 점검: 감정 확장보다 반응 분해를 우선.]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본체 인증 보조 채널: 치즈색 햄스터의 상태 변화 감지] [무성 신호: ‘돈이 아니어도, 위험은 분명하다’]
연이는 짧게 고개를 들었다.
“치즈색 햄스터가 깜박인 건 경고가 아니라 기준이야.” 청토끼가 물었다.
“기준이 왜 갑자기 바뀌었지?”
연이는 대답했다.
“우리 기준이 움직였던 게 아니라, 파장이 움직였어.” “그래서 지금은 판단보다 확인.”
무성의 음성이 조금 늦게 왔다.
“도와줘서 고맙다. 난 오늘도 계산만 할게.” 연이는 웃었다.
“그래, 너는 계산해. 난 사람마다 지연된 반응을 붙잡아 놓을게.”
앱이 다시 한 번 깜빡였다.
연이는 노트 끝에 작은 원을 그렸다.
원은 하나도, 두 개도 아니었다. 그저 서로를 다시 묶어 주는, 아주 작은 결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