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노바 스테이지 전야제
Code Destiny · 1,231자
제8화. 노바 스테이지 전야제
연이는 백스테이지 계단 아래에서 숨을 정리했다.
모카가 앞에서 뛰쳐나왔다.
“빨리요. 문이 반쯤 닫혀요.”
연이는 모카 쪽으로 걸어가며 물었다.
“반쯤 닫혔다는 말, 그게 재촉이야, 경고야?”
“응? 뭐… 둘 다라고 봐.”
연이는 한 박자 멈췄다.
바로 그때 폰이 떴다.
[현실 연동: 속도 압박이 오해로 변환됨] [오해: ‘빨리’가 ‘필수’처럼 들리는 구간] [지연: 10초 규칙 적용, 핵심 사실 1줄 확인 후 행동]
“한 번만 정확히 해.”
연이는 모카 쪽으로 손짓했다.
“무대 뒤 문은 두 단계로 닫혀. ‘백문고’는 2분 뒤야.”
모카가 놀란 듯 웃었다.
“그걸 누가 알려줬어?”
연이는 손목의 햄스터를 토닥였다.
“기록.”
치즈색 햄스터의 표면이 금빛으로 스치듯 밝았다.
무성의 메시지가 짧게 깔렸다.
“나는 네가 말하면 믿을 게 아니고, 네가 멈추는 지점부터 믿는다.”
연이는 짧게 눈을 깜빡였다.
청토끼가 다가와 바닥을 가리켰다.
“연이, 스테이지 좌측 라인이 흔들려. 스위치 손대지 말라고 알람 왔는데, 그쪽이 이미 눌려 있어.”
연이는 천천히 스텝을 옮겼다.
“누가 눌렀는지 묻지 말고, 지금 어떤 반응이 바뀌는지부터 잡자.”
네오가 멀리서 다가와 고개를 돌렸다.
“지연 구간이 늘면 관객은 못 느낀다.”
연이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지금 대중 리듬이 아니라 팀 리듬이 먼저야.”
무성 화면이 다시 떴다.
[파장: 네오-청토끼-모카가 동시에 말하면 해석이 겹쳐짐] [목적: 분기 확인 후 1차 동선 통합]
연이는 고개를 들어 모두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1분만은 말하지 말고 확인만.”
모카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내가 라인 점검.”
청토끼는 손전등처럼 손을 흔들어 표시했다.
“나는 후면 라인.”
네오는 무게추처럼 고개를 숙였다.
“나는 관객 입장 쪽.”
연이는 허리를 세우고 문 쪽으로 걸었다.
전광판이 갑자기 깜빡였다.
[경고: SOLV 서브 신호 3분 간격으로 소실 감지] [다음 훅: 신호 소실 원점이 노바 장비가 아니라, 장비를 이용한 호출일 수 있음]
무대 내부에서 작은 잡음이 났다.
연이는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 스위치 판넬 아래 숨은 버튼 하나를 발견했다.
문서 표시창엔 ‘임시 전환’이라는 글자가 깜빡였다.
연이는 손을 떼고, 손가락으로 눌린 흔적만 찍어댔다.
“직접 눌렀으면 누군가의 패턴일 거야. 익명으로 가려 놨네.”
모카가 다가와 속삭였다.
“내가 처음엔 그게 그냥 오작동인 줄 알았어.”
연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은 오해보다 증거를 따라가는 거야.”
네오는 전광판 쪽을 본 채 말했다.
“그쪽 팀이 신호를 올린 적 있어.”
“그 말은 증거가 있어야 전달.” 연이가 즉시 말했다.
청토끼가 팔목을 들어 올렸다.
“로그에서 흔적 3개. 시간은 같아.”
연이는 천천히 숨을 뱉었다.
“좋아. 누군지 가리고 있던 사람을 건드리지 말고, 동기만 분리하자.”
바로 전광판이 어둑한 파랑색으로 바뀌었다.
연이의 화면에 마지막 줄이 떴다.
[실루엣 패턴: 검은 비 속 남자 실루엣 감지] [규칙: 정체 노출 없이 관계 압박 유지]
연이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름은 못 본다. 근데 누가 먼저 손을 빼는지 본다.”
무대 문이 열리고, 첫 음이 울렸다.
연이는 뒤돌아보지 않고 안으로 걸어들어갔다.